이난동씨는 2022. 9. 20. 16:00경 김주인씨가 관리하는 모텔에 투숙하며 선불로 1일 숙박요금을 지불했습니다. 입실 시 약속한 퇴실 시간은 다음 날 오후 12:00였습니다.
이난동씨는 투숙일 다음 날 오전 객실에서 소란을 피웠고, 다른 객실 투숙객의 항의를 받은 김주인씨는 11:00경 경찰에 이를 신고하고, 이난동씨에게 다시 한번 퇴실 시간이 12:00임을 알리며 그 시간에 퇴실할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이후 경찰이 출동하여 재차 이난동씨에게 퇴실 시간에 퇴실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그는 퇴실할 수 없다며 퇴실 시간이 한참 지나고도 객실에서 나가지 않았습니다. 이에 경찰은 14:50경 이난동씨를 퇴거불응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게 되었습니다.
이 경우 모텔 주인의 퇴실 요구에 따르지 않은 이난동씨는 ‘퇴거불응죄’로 처벌될 수 있을까요?
*참조조문
「형법」제319조(주거침입, 퇴거불응)
①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전항의 장소에서 퇴거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주장1.
모텔 주인 김주인: 저는 객실을 관리하는 관리자로서 정당한 요구를 했을 뿐입니다. 미리 나가라고 한 것도 아니고 사전에 약속된 퇴실 시간을 다시 공지하고 그 시간에 맞춰 나가달라고 요청했음에도 퇴실하지 않았으니 퇴거불응죄로 처벌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주장2.
모텔 투숙객 이난동: 저는 어제 오후 4시쯤 1일 숙박 요금을 지불하고 입실했고 사실상 객실에서 머무른 시간이 아직 24시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모텔에서 정한 퇴실 시간보다 조금 지나긴 했지만 이런 일로 퇴거불응죄로 체포한다니 너무한 것 아닌가요? 저는 억울합니다!
솔로몬의 평결
정답은 1번. 모텔 주인 김주인: 저는 객실을 관리하는 관리자로서 정당한 요구를 했을 뿐입니다. 미리 나가라고 한 것도 아니고 사전에 약속된 퇴실 시간을 다시 공지하고 그 시간에 맞춰 나가달라고 요청했음에도 퇴실하지 않았으니 퇴거불응죄로 처벌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입니다.
위 사례는 투숙객이 모텔 주인의 퇴실 요구에 따르지 않았을 때 ‘퇴거불응죄’가 성립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된 사안입니다.
이와 유사한 사례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형법 제319조제2항의 ‘퇴거불응죄’는 주거나 건조물·방실 등의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며, 거주자나 관리자·점유자로부터 퇴거 요구를 받고도 응하지 않으면 성립합니다(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4048 판결 참조). 이때 주거 등에 관하여 법률상 정당한 권한이 있어야만 거주자나 관리자·점유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6도189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단은 숙박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투숙객이 숙박업소 관리자로부터 퇴실 요구를 받은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같습니다.
다만, 숙박 계약에서의 숙박업자는 통상적인 임대차계약과 달리 다수의 고객에게 객실을 제공해서 영업하고, 객실 제공 이후에도 필요한 경우 객실에 출입하기도 하며, 사전에 고객과 입실 및 퇴실 시간을 단기간으로 정해 그 시간이 지나면 고객의 퇴실 및 새로운 고객을 위한 객실 정비를 예정합니다.
이러한 숙박 계약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숙박업소·객실의 구조 및 성격, 투숙객이 개별 객실을 점유하게 된 경위 및 점유기간, 퇴실 시간의 경과 여부, 숙박업자의 관리 정도, 퇴거 요구의 사유 등을 살펴 숙박업소 관리자의 퇴거 요구에 응하지 않고 투숙객이 개별 객실을 점유하는 것이 숙박업자의 전체 숙박업소에 대한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침해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때 퇴거불응죄가 성립됩니다.
따라서 위 사안과 앞서 본 대법원 판결의 취지 등을 살펴보면, 숙박업소의 관리자인 김주인씨는 객실에서 난동을 부려 사실상 숙박업소의 평온을 침해하는 이난동씨에게 퇴실 요구를 할 수 있는 정당한 권한이 있고, 이에 응하지 않은 이난동씨는 ‘퇴거불응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평결일 : 2025년 1월 16일
참조판례 : 대법원2023. 12. 14.선고2023도9350 판결
EDITOR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