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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롭게 이겨내는 공황발작 응급처치 방법을 소개합니다

2023-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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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마음 건강 이야기
슬기롭게 이겨내는 공황발작 응급처치 방법을 소개합니다
' 공황장애의 치료법과 공황 발작이 왔을 때 혼자서 대처할 수 있는 응급처치 방법'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박서희입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효과적인 공황장애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이렇게 혼자서 치료법을 시행해보다가 갑자기 공황 발작이 발생하는 그 괴로운 순간에 적용할 수 있는 응급처치 방법에 대해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복식호흡을 해보세요! 
    이건 정말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인데요. 복식 호흡은 세 단계로 나누어서 연습하는 게 좋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배로 숨을 쉬는 연습을 하는 단계입니다. 먼저 한 손은 가슴 위에, 다른 손은 배 위에 올리고, 배 위에 올린 손의 새끼손가락 위치가 배꼽 위 3cm 정도면 정확한 위치입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는 배 위의 손만 움직여야 합니다. 처음 하게 되면 생각보다 어려운데 여기서 가장 유의할 점은 숨을 들이쉴 때 배가 나오고, 내쉴 때 배가 들어가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처음 할 때 오히려 더 숨이 막히는 것 같고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그럴 수 있기 때문에 당황하지 마시고 천천히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연습하시는 게 필요합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취침 전에 10분 정도만 시간을 내서 매일 꾸준히 연습해보세요.





    이게 익숙해지고 나면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면 됩니다. 두 번째 단계는 평상시에 호흡하듯이 편안하고 부드럽게 배로 숨을 쉬어 보는 단계입니다. 이때는 굳이 너무 크게 호흡할 필요 없이, 공기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게 아닌 천천히 코나 입으로 새어 나간다고 생각하고 부드럽게 숨 쉬면 됩니다. 코든 입이든 상관없습니다. 편안하게 부드럽게 쉬는 게 포인트입니다.
    두 번째 단계까지 숙달이 됐다면 세 번째 단계로 넘어가서 명상을 함께 접목해보면 되는데, 숨을 들이쉴 때마다 ‘하나’, ‘둘’ 구호를 마음속으로 세고 내쉴 때마다 ‘편안하다’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숨을 들이쉴 때 천천히 ‘하나~’ 내쉬면서 ‘편안하다.’라고 느끼며 이렇게 열까지 숨을 쉬고, 다시 열부터 하나까지 거꾸로 내려옵니다. 숨을 쉬는 동안에는 호흡과 편안하다는 것에만 집중을 해보세요. 하다가 ‘이게 뭐야?’ 이런 생각도 들고, ‘아~ 나중에 저녁 뭐 먹지?’ 이런 생각도 들 수 있어요. 괜찮아요. 다시 돌아오면 됩니다. 이 세 단계를 하루 딱 두 번씩, 10분씩만 투자해서 연습해보세요. 점심시간에 밥 먹고, 자기 전에 누워서 이렇게 연습을 꾸준하게 딱 일주일만 해보면 갑자기 공황 발작이 왔을 때 굉장히 유용한 대처법이 될 뿐만 아니라, 평소에 불안이 올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신체증상이나 마음을 다스리실 때도 아주 도움이 될 겁니다. 
두 번째 응급처치 방법은 바로 그라운딩 기법입니다.
    이 방법은 말 그대로 지금 여기 두 발을 딛고 있는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인데요. 공황 발작이 온 순간에 눈앞에 보이는 것 3가지에 집중해 보는 거예요. 눈에 보이는 아무거나 다 괜찮지만, 되도록 먼 곳에 있는 것을 보는 게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들리는 소리 3가지에 집중해 보세요.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 사람들 발자국 소리, 내 배가 꼬르륵 거리는 소리 뭐든 좋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내가 느끼는 감각 3가지에 집중해 보세요. 땀이 나서 찐득한 촉감도 좋고, 앉아 있는 의자의 미끈한 느낌, 이틀 동안 감지 않아서 은은하게 퍼지는 머릿내와 같은 향기도 괜찮습니다. 이 방법을 사용해보면, 극심한 공포나 불안이 왔을 때, 다시 현재, 지금 이 순간 땅을 짚고 있는 현실세계에 집중하게 해서 불안에 잠식되지 않고, 오히려 불안으로부터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세 번째 응급 처치 방법은 바로 이완 요법입니다.
    이완 요법은 말 그대로 최대한 몸을 이완시키는 것으로, 근육을 수축했다가 이완하는 것을 반복하는 방법인데요. 일단 주먹을 5초 간 쥐었다가 15초는 펴고 이완시켜 보세요. 그러고 나서 5초 정도 팔을 어깨까지 들어 올렸다가 15초는 다시 내려 보는 겁니다. 그런 다음, 5초 정도 어깨를 으쓱했다가 15초 정도 내려 보고, 이것을 순서대로 2~3회 반복하면 됩니다. 이완 요법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너무 힘 줄 필요는 없고 살짝 긴장감만 주면 된다는 겁니다. 포인트는 그 이후에 충분히 이완을 해 보는 게 중요해요. 공황 발작이 오면 온 몸이 긴장하게 되고, 내가 내 몸을 통제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몰려옵니다. 그때 이렇게 내가 자유롭게 내 몸을 이완시킬 수 있다! 내 몸을 통제할 수 있다! 라는 것을 이 행동을 통해서 인식시킬 수 있어요. 
마지막, 네 번째 응급 처치 방법은 긍정적인 말을 되뇌는 것입니다.
    증상이 왔을 때, 증상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너무 괴로워하지 마세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혼잣말로 ‘괜찮아’ ‘곧 끝날 거야’ ‘나는 잘 극복할 수 있어’ ‘이 또한 지나가리라~’ ‘절대 잘못되지 않아’ 이런 말을 입 밖으로 되뇌면 좋아요. 우리가 입 밖으로 내뱉는 소리를 가장 먼저 듣는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의 뇌입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들에서 소리 내어 자신에게 확신을 주는 말이 굉장히 안정감을 주었다고 해요. 그리고 대부분 공황 발작이 시작되고 악화되는 상황을 살펴보면, 처음에 작은 신체 증상으로 시작한 불안감이 더 큰 증상과 불안감을 유발해서 결국 공황 발작까지 이어지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여러분, 가위에 눌려 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때 막 깨어나려고 발버둥을 치고 온 몸에 힘을 주면 더 괴롭고 오래가는 반면에 ‘아이고... 그래 가위눌려라. 좀 이따 깨어나겠지’ 하면서 힘을 스윽 빼게 되면 오히려 금방 스르륵 풀리게 됩니다. 이것처럼 공황 발작에 맞서게 되면 근육이 더욱 긴장하고 우리 몸이 불안감을 더 크게 느껴서 불안으로 인한 신체 증상이 증폭되고 결국 오히려 불안을 더 가중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됩니다. 물론 그 순간이 너무나 괴롭고 힘들지만 최대한 ‘괜찮아질 거야’, ‘곧 끝날 거야’라고 하면서 나 스스로가 들을 수 있게 긍정적인 말을 되뇌면 우리 뇌는 정말 그렇게 인식하고 훨씬 더 빨리 증상이 멈출 거예요! 
    자, 지난 편에 이어 지금까지 공황장애의 치료법과 공황 발작이 왔을 때 혼자서 대처할 수 있는 다양한 응급처치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분이 고통 받고 있는 공황장애, 이제 더 이상 나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의지가 약해서 생기거나, 내가 못나서 생기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황장애는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은 질환이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와 더불어 알려 드린 방법을 사용해보면 훨씬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지금까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박서희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