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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먹은 진통제에 평생 중독될 수 있습니다 ‘펜타닐의 위험성’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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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약 사용법
한번 먹은 진통제에 평생 중독될 수 있습니다 ‘펜타닐의 위험성’
' 헤로인보다 10배, 모르핀의 50배의 중독성을 가진 펜타닐'

    무심코 먹었던 진통제에 중독되어 평생 빠져나올 수 없다면 어떨까요? 상상만 해도 너무나 끔찍하죠. 실제로 단 한 번의 복용만으로도 중독될 수 있고, 금단 증상 때문에 평생 통증에 시달리며 고통을 받고, 10원짜리 동전 100분의 1 정도의 소량만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물질이 이미 우리 주변에 흔히 있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 계시나요? 이번 시간에는 전 세계뿐만 아니라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펜타닐’로 인한 사건 사고가 심각한 수준인데요. 2021년 미국 경찰이 차량을 수색하다가 흰 가루를 발견했다가 갑자기 쓰러져서 응급처치를 하는 일 발생하였는데, 이때 흰색 가루가 바로 펜타닐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2022년 6월 미국 테네시주 길바닥에 떨어진 1달러 지폐를 주웠던 한 여성은 갑자기 전신마비 증상을 일으키며 쓰러져 병원에 후송되었는데, 그 지폐에도 역시 펜타닐이 묻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펜타닐에 의해 2015년 약 5,000명, 2016년 1만 9,000명, 2017년에는 2만 8,000명이 사망하였고, 2017년 미국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진 사람 중 40%가 펜타닐이 원인이라고 하니 얼마나 위험하고 심각한 수준인지 가늠이 됩니다.
    문제는 이미 우리나라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펜타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겁니다. 2021년 5월 경남 창원에서 10대 청소년 42명이 펜타닐 남용으로 검거되는 일이 있었는데, 아이들 모두 고등학생이었고 공원, 공용화장실, 심지어는 학교에서 펜타닐을 흡입을 하였다고 하니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도대체 ‘펜타닐’이 뭐길래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요? 
    펜타닐(Fentanyl)은 1960년 벨기에 제약회사 얀센에서 개발하였고, 의사의 처방으로 투여할 수 있는 강력한 합성 마약성 진통제입니다. 대표적인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의 100배 정도의 진통 효과가 있고, 우리가 흔히 복용하는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제의 1,000배 정도의 진통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엄청난 고통을 겪는 말기 암 환자,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CRPS) 환자, 대형 수술을 받는 환자의 진통제로 사용되는 유용한 약품인데요. 문제는 이 약물이 opioid 계열의 마약성 진통제이기 때문에 금단 증상이 극심하고, 중독성이 아주 크고, 2mg만 있으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물질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펜타닐이 우리 몸에서 과연 어떤 작용을 하길래 자칫 하다 죽을 수도 있는 걸까요?
    펜타닐은 보통 코로 흡입하거나, 정맥 주사를 맞거나 패치 형태로 피부에 붙이거나 혀 밑에 약을 넣어서 피부 점막으로 흡수하게 되는데, 우리 몸에 들어간 아편계 물질이 작용하기 위해서는 우리 신체에 그것을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17가지 정도가 밝혀졌는데, 주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크게 뮤, 델타, 카파 수용체가 있습니다. 뮤 수용체는 진통효과뿐만 아니라 신체적 의존성을 갖게 만들고, 호흡저하, 변비를 유발하고, 카파 수용체는 진통과 진정, 델타 수용체는 진통 효과에 관여합니다.
    바로 이 호흡 저하 작용 때문에 아편 계열 약물을 과다 복용할 경우 우리 몸의 호흡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기능을 마비시켜서 마치 물에 빠진 사람처럼 질식하여 사망하게 됩니다. 즉, 우리 몸의 이산화탄소가 높아지면 이 신호를 호흡 중추에 전달해 숨을 쉬도록 해야 하는데, 펜타닐은 이 신경을 마비시켜 버리기 때문에, 숨을 쉬지 않게 되면서 10분 정도 만에 뇌세포가 산소가 부족해져서 사망하거나, 살더라도 뇌손상 때문에 식물인간이 되는 등의 극심한 후유증을 남기게 됩니다. 




 
왜 이런 펜타닐에 중독되는 것일까요?
    펜타닐이 주는 행복감 때문에 중독되는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닙니다. 처음에는 다소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결국 펜타닐에 중독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끔찍한 고통 때문입니다. 펜타닐은 단 2~3번만 사용해도 금단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그 금단증상이 바로 참기 힘든 통증이에요. 환자 분들의 말을 빌리자면 약을 먹지 않으면 온 몸의 뼈를 부러뜨리는 것 같은 통증, 내가 겪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통증, 근육을 뒤트는 것 같은 통증, 끓는 기름을 붓는 것 같은 통증이 시도 때도 없이 온다고 해요. 그래서 끊으려고 해도 너무 아파서 약을 먹을 수밖에 없는 거죠.
    이렇게 극심한 통증이 생기는 이유는 우리 몸에 자연적으로 생기는 마약성 진통제인 엔도르핀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평소에 우리 몸에서는 엔도르핀이 나와서 아주 작은 통증은 느끼지 못하고, 또 심한 상처가 났을 때도 순간적으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합니다. 그런데 펜타닐은 이 엔도르핀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펜타닐이 엔도르핀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여기고 엔도르핀이 더 이상 생성되지 않거나 있어도 작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나중에는 펜타닐을 먹지 않으면 아주 작은 자극에도 통증이 발생하게 되고, 우리 몸에서 통증은 위험 신호이기 때문에 통증이 발생할수록 더 예민하게 레이더를 세워서 바람만 스쳐도 아픈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결국 통증에 굉장히 민감해지면서 온 몸이 아프고 근육이 뭉치고, 뼈마디마디가 아프기 시작하고 견디기 힘들 정도의 고통 때문에 약을 끊고 싶어도 못 끊게 만들어 버립니다. 뿐만 아니라, 통증 외에 다른 금단 증상으로는 과다복용 시와 반대되는 효과로, 엄청나게 강렬한 갈망과 함께 불안하고 기분이 우울하고 초조감이 나타나면서 가만히 못 있는 좌불안석증, 막 춥고 땀이 나고 오한이 들면서 닭살이나 소름이 발생하면서 눈물, 콧물, 하품이 자꾸 일어나고, 동공이 커지면서 설사를 합니다.
    처음에는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효과가 있기도 하지만, 약에 내성이 생기면서 점점 더 많은 용량의 약을 먹어야지만 안도감을 느끼게 되고, 평소에 약의 기운이 빠지게 되면 오히려 불안하거나 기분이 우울해져서 심리적으로도 자꾸만 약을 찾는 ‘심리적 의존’이 생기게 되어 결국 펜타닐에 중독이 되어 버리는 거죠. 그래서 펜타닐은 실제로 중독성이 매우 높아 헤로인보다 10배, 모르핀의 50배가 되는 된다고 합니다.  





    문제는 펜타닐이 얼마나 위험한 약인지도 모른 채, 그냥 친구들이 다 하니까 호기심에 따라 하고, 의사가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이니까 안전하겠지 싶어서 복용해보고 그러다 두세 번 만에 중독이 되고, 결국 금단 증상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워서 어쩔 수 없이 약을 계속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2021년 검거된 10대 청소년 42명의 경우도 처음에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점점 과도하게 처방을 받으려고 하니 창원시 내의 모든 병원에서 처방해주지 않게 되자 부산, 울산의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펜타닐을 처방받으려고 시도하였고, 그것조차 여의치 않자 불법적으로 펜타닐을 사고파는 행위까지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까지 심각한데 정작 학교 선생님이나 학부모님들도 이게 어떤 약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생긴 게 파스 같이 생겨서 무심히 넘겨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우리 주변에 혹시나 누군가가 펜타닐을 만성적으로 복용하거나 붙이고 있다면 반드시 약물 중독을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병원에 데리고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10대는 뇌 발달이 완성되지 않아 중독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성인보다 더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더욱더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당한 목적으로, 필요에 의해 펜타닐을 복용하거나 패치를 붙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반드시 다른 사람, 특히 아이들이 접촉하지 못하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2019년에 우리나라에서도 6개월 영아가 할아버지가 처방받은 펜타닐 패치를 입에 넣었다가 뒤늦게 발견되어 저산소증으로 위험에 처한 일이 있었다고 하니 정말 유의해야겠죠.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단 한 번만 복용해도 중독될 수 있고, 금단 증상이 생겨서 되돌릴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을 망칠 수 있는 펜타닐, 절대로 호기심에 시작하지 마세요!
    이미 나도 모르게 중독돼서 고통받고 있다면 더 이상 혼자 괴로워하지 마시고 마약 중독 무료 상담 1899-0893, 신고는 1301, 112, 중독 재활 센터도 있으니 절대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