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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한 두 청년의 다른 이야기

2022-06-15

문화 문화놀이터


문화예술 소통과 공감의 통로 [ㅊ·ㅂ]
어렸을 적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한 두 청년의 다른 이야기
'괴산 농어촌 희망 청소년 오케스트라 과정을 겪은 두 청소년의 10년 후 이야기'

    2012년 괴산에서는 ‘농어촌 희망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여러 단체의 후원을 받아 연습과 공연을 활발히 하고 있었다. 악기와 악보를 처음 보는 아이들에게 괴산의 마을 공동체가 보인 열렬한 정성은 지금도 보기 드문 사례로 보인다. 도시에서도 오케스트라를 통한 문화예술교육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과정을 겪은 두 청소년이 이제 10년이 지나 청년이 되었다.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수줍음이 많고 조용조용한 유민이는
    당시 웹진에서 어린 유민이를 표현하는 문장은 청년의 유민 님과도 일치했다. 유민 님은 현재 충북대에 재학 중인 대학생으로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그 고민의 깊이는 MZ로 포장된 빠르고 발랄한 이 시대의 청년상이 때로는 얼마나 허상에 가까울 수 있는지 말해주었다. 깊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유민 님이 정말로 원하는 일과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 인터뷰를 시작한다. 
기억 속 문화예술교육은 어땠는지.
    문화예술교육 방면에서 마을과 학교에서 많은 지원을 해 주셔서 좋았어요. 오빠가 같이했기 때문에 저도 자연스럽게 오케스트라에 합류했는데, 엄마가 악기를 운반하는 것을 많이 도와주셨던 기억이 나요. 
    힘들었던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가끔 같이 간식 먹고 합주하던 기억이 그리워서 악기를 꺼내 볼 때도 있어요. 같이 활동했던 친구 중에는 나중에 대학교 동아리에서 오케스트라를 하더라고요. 
현재의 삶에 과거 문화예술교육의 경험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래도 기타 동아리를 한번 들었던 적은 있어요. 음악을 배웠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분야에서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은 약간 사라지는 것 같아요.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누린다는 것은 어쩌면 청년들의 특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의 나이대만 할 수 있는 것도 있을 수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아직 시야가 좁다고 생각해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요. 그래서 지금은 휴학을 생각하고 있기는 한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지점들이 많아서 고민이에요. 
청년으로서 문화 재단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역에 있는 청년 입장에서는 무엇이든 접근하기가 어려웠어요. 서울에는 즐길 거리나 볼거리가 많은데 아직도 이곳은 누린다고 표현해야 할 것들이 많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친구들도 다 주말이면, 방학이면 서울로 가거든요. 또 부끄럽지만 제가 찾아볼 생각도 많이 못 해본 것 같기는 해요. 우선은 어디에서 무엇을 찾아야 할지도 잘 감이 오지 않으니까요. 대학생들은 그래도 학교 안에 많이 있으니까 학교를 통해서 접할 수 있는 소식과 정보들이 늘어난다면 좋을 것 같아요. 


미래에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효림이는
    당시 웹진에서 말한 대로 어린 효림이는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청년의 효림 님이 되었다. 처음으로 음악회무대에 섰을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던 중학교 3학년은 2021년 11월에 첫 싱글앨범을 발표했고, 활동하는 팀의 음악이 사람들 가슴 속 추억이 되어 미소짓게 되기를 소망한다. 
    웹진의 발간 일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였으나 담백한 글을 읽으며 언젠간 우리가 이 웹진을 통해 현재의 그를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기를 소망했다. 
기억 속 문화예술교육은 어땠는지.
    당시 괴산에서 진행했던 음악프로그램이 상당히 다양하고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덕분에 콘트라베이스, 바이올린, 기타, 드럼 등등 많은 악기를 만지고 배우며 음악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감정들을 배웠죠. 
    그 모든 과정에 친구들이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은 더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가장 기억 남았던 활동은.
    아무래도 그룹사운드 밴드 활동을 했던 게 제일 기억에 남아요. 감사하게도 시골의 중학교 밴드라는 이름을 가지고 많은 공연 활동을 할 수 있었거든요. 어릴 적 경험했던 성공 그리고 실수와 실패는 현재 음악 생활을 하는데 많은 자산이 되었어요. 
현재의 삶에 과거 문화예술교육의 경험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저는 음악을 배운 경험이 2018년 서울문화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입학으로 이어졌어요. 이후 부회장을 맡으면서 열심히 활동했고 현재는 음악적 견해가 비슷한 친구들과 함께 하프더즌 (Half doze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오케스트라와 밴드와 같이 합을 맞춰야 하는 당시의 경험들은 현재 밴드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누군가와 공동체를 만들어 분열 없이 서로 힘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내는 경험은 흔히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니까요. 그리고 밴드 리더로서는 더더욱 과거의 경험들이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문화예술계에 있는 청년으로서 재단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공연이 제일 고플 때인 것 같아요. 문화 재단의 많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먼저 찾기가 조금 어려웠어요. 조금 더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사람들 앞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각자의 이름을 알릴 기회가 많아졌으면 해요.  
    같은 문화예술 교육을 경험한 청년들이 사뭇 다른 삶을 살고 있다. 한 명은 심리학과 학생으로 또 한 명은 뮤지션으로. 그러나 함께 경험한 시간은 그들의 삶에서 그리움과 위로를 주고 있었다.
    이제 청년으로 다른 분야에서 본인의 고민과 소망을 너무 힘들지 않게 이루기를.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지점은 청년을 향한 문화예술은 아직 접근성에서 많은 부분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다.
    두 청년이 조금은 다른 결로 원하는 바를 이야기했으나, 이는 결국 문화예술계가 힘쓰는 일이 아직도 상당 부분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