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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가 함께 지키는 자연유산

2022-06-16

문화 문화놀이터


기후변화와 자연유산
마을공동체가 함께 지키는 자연유산
'당산나무 할아버지 제도'

    급격한 기온 상승으로 지구 생태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를 해결할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환경부 산하의 기후탄소정책실을 신설하고 기상청은 2020년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를 내놓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기후변화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렇다면 긴 시간 선인들의 지식과 예술이 총집합된 문화재, 그중에서도 자연유산을 기후변화로부터 지켜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천연기념물 울진 화성리 향나무 인근에서 불타고 있는 산. 이재욱 당산나무 할아버지는 화마에도 500년 된 노거수를 지켜내는데 온 힘을 다했다. 
 
자연재해에 더욱 취약한 자연유산 보호 방법은 무엇인가
    문화재청은 새 정부 국정과제로 전통문화유산을 미래문화자산으로 보존하고 그 가치의 제고를 천명한 바 있다. 미래 문화자산의 보존을 위해 문화재 분야의 기후변화 대응을 국가유산 차원의 정책으로 확대하고, 문화재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도 추진하고 있다.
    문화재 중 기후변화의 영향에 가장 먼저 노출되기 시작한 것은 천연기념물 및 명승을 포함한 자연유산이다. 자연유산은 그 특성상 기후변화 등 외부 환경요인에 민감해 사전 예방적·체계적 보존관리를 위한 주기적 모니터링 및 상시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특히 고령의 천연기념물(식물)은 대부분 기후변화 및 생육환경의 변화에 취약하다. 태풍 피해로 2019년에는 2건, 2020년에는 1건의 천연기념물이 해제되기도 했다.
    2019년 17개 관계부처가 참여한 제2차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대책회의 이후 문화재청은 자연유산의 관리 효율화 및 표준화를 통한 상시 모니터링과 주기적 모니터링을 통해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식물·동물·지질) 상시 관리 통합 시스템 구축 및 운영, 천연기념물 동물 모니터링을 통한 서식지·번식지 등 변경지정 검토 등 기후환경 변화에 대응한 보호 관리 방안 마련, 지속 가능한 보존관리를 목표로 유형별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주요 특징별 표준 매뉴얼 마련, 천연기념물(식물) 상시 관리 강화, 천연기념물(동물) 서식지·번식지·도래지의 휴식년 제도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자연유산 분야의 기후변화 대응 모니터링 단계에 서는 거시적 접근도 중요하겠지만 미시적 지역 밀착형 접근을 통한 자원의 보존도 중요하다. 유형별 특성과 자연유산 이 분포한 지역의 기후변화 변수를 통합하여 대응해야 할 전문성이 요구된다.
 
원주 원성 성황림 당산나무 할아버지와 제관들
 
의미 있는 첫발을 뗀 당산나무 할아버지 제도
    지난 5월 9일 문화재청은 제1회 당산나무 할아버지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당산나무 할아버지 제도’는 2022년부터 문화재청이 수행 중인 자연유산 마을공동체 활성화 제도 중 하나로 자연유산 상시 점검, 민속행사 임무 수행 등 자연유산 보존·관리·활용에 앞장서 활동 중인 마을 대표에게 명예 활동 자격을 주는 제도이다.
    당산나무 할아버지 제도는 기후변화에 따른 천연기념물 식물의 생육환경 약화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그간 감염위험 등으로 소통이 단절된 지역공동체의 활력 회복을 위해 자연유산을 매개로 한 보존관리 정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문화재위원과 다양한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노거수의 생육환경 변화를 상시점검하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자연유산 민속행사의 임무를 수행하는 마을 대표자에게 ‘당산나무 할아버지’ 자격 부여를 제도화하여 올해 처음 도입한 것이다.
    이날 대회에서는 자연유산 보존에 이바지한 공이 큰 ‘당산나무 할아버지’에게 천연기념물(식물) 보존·관리·활용 우수 유공 문화재청장 표창을 수여했고, 68건 중 상시 점검이 완료된 11건의 자연유산 민속 행사 경과보고와 우수사례 등이 소개됐다.
    그중 하나는 서천 마량리 사례로 서천 마량리는 2021년 최저기온이 영하 20.3℃로 전년도와 비교해 14℃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이 마을의 최광규 당산나무 할아버지는 급속한 기온 강하에 따라 동백나무숲의 생육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민속행사를 주관하는 지역 파수꾼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지난 3월 있었던 울진산불 재해 때는 이재욱 당산나무 할아버지가 산불 진화에 앞장서며 투철한 책임감과 희생정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문화재청의 당산나무 할아버지 제도는 기후변화가 정부 부처나 국가의 문제인 동시에 마을공동체와 개인 역시 기후 변화 해결의 주체임을 알리는데 의미가 있다. 주민이 마을에 자리한 자연유산을 돌보고 민속행사 전승에도 참여하며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의미 있는 첫발을 뗀 가운데 당산나무 할아버지 제도 같은 공동체 참여 프로그램이 확대되어 지구에 사는 개개인 역시 기후변화 해결에 앞장서야 하는 주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후변화와 각종 자연재해로 지구가 병들고 있는 가운데 올바르게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유산이 위험에 빠져 있다. <기후변화와 자연유산>에서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달라진 우리의 자연유산을 알아보고 이를 보존할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