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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범종이 출토된 운천동 절터 4부

2024-07-25

문화 문화놀이터


청주 문화도시조성사업 [다음세대 기록활동]
신라 범종이 출토된 운천동 절터 4부
'다시 찾은 보물 - 청주의 문화유산'

    ‘다시찾은보물’은 2023 청주 문화도시조성사업 [다음세대 기록활동]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시리즈로 청주의 문화자원을 6개 테마로 구분하여 글, 그림, 사진으로 엮은 책입니다. 문화유산, 역사인물, 숲길산길, 예술인, 교육유산, 미래유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 편에서는 ‘1권: 문화유산’을 게재합니다. 
Cheapter1-4. 신라 범종이 출토된 운천동 절터 
    우리나라 동종은 통일신라 이후의 것만 현존하는데 그 구조가 매우 독특하여 이웃 중국이나 일본 종의 모습과도 확연히 다르다. 종의 정상에 있는 걸개 장치인 용뉴 옆에 용통(甬筒)이 있는 점이 우선 특별하고, 상단부에 조각된 유곽의 높이는 종신 높이의 약 4분의 1로 줄어들어 종견 밑의 네 곳에 배치되었으며, 유곽 안에 크게 돌출되어 장식된 유두는 유곽마다 9개씩 배치되어 총 36개이다. 그리고 종신에는 넓은 여백을 두어 그곳에 공양비천상과 당좌가 대칭으로 배치되었으며, 간혹 조성 경위를 적은 글씨가 새겨진 예를 볼 수 있다. 현존하는 우리나라 범종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기본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이 바로 오대산 상원사에 있는 동종(국보 제36호)과 국립경주박물관에 이전 전시되고 있는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을 들 수 있다. 상원사 동종은 종의 모양이 포탄의 머리 부분을 잘라낸 것처럼 위로 올라가면서 좁아지는 원추형이며, 또한 우리나라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장독을 엎어놓은 것 같은 형태이기도 하다. 종신의 밑에서 약 3분의 1쯤 되는 곳이 가장 넓고 그 아래로는 조금 좁아져서 매우 안정된 느낌을 주는 외형을 갖추고 있다. 이들 신라 동종의 종신 상단에는 상대가 있고, 하단에는 하대라고 불리는 문양 띠가 돌려져 있는데, 상대에 붙은 유곽 안에는 9개의 유두가 장식되어 있다. 그리고 종의 몸통 부분에는 2개의 당좌와 2쌍의 비천상이 서로 대칭으로 배치되어 있다.  

 
   운천동 출토 동종(보물 제1167호)



    종신의 상부에는 천정판, 즉 종정(鐘頂)을 두 발로 딛고 머리를 숙여서 종 전체를 물어 올리는 형상의 용뉴(龍?)를 만들어 놓았으며, 구부린 용의 몸뚱이에 철색을 끼워서 종루에 매달아 걸게 하였다. 또한 용뉴 옆에 용통(甬筒)을 배치하였는데, 중국 용종에서의 용은 내부를 뚫지 않아 손잡이밖에 되지 않았으나, 신라 동종의 용통은 내부를 뚫어 종신의 내면과 천판을 통하여 서로 마주 뚫리게 한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나 일본의 종에는 천판에 용통이 없고 용뉴도 한 마리의 용이 아니라 일체쌍두룡(一體雙頭龍)을 구부려서 배치하고 있으며, 종신에는 비천상을 배치하지 않고 종신 전부에 상하로 가득히 문양을 장식하여 압박감을 주는 것이 우리나라 종과 구별되는 다른 점이다. 우리나라 동종의 각부 명칭을 살펴보면 종의 맨 윗부분부터 용통·용두·천판·상대·유곽·유두·비천·당좌·하대로 구분된다. 
    1970년 4월에 운천동에서 출토된 동종은 1993년에 보물 제1167호로 지정되었다. 전체 높이는 78㎝이고, 하단 종구의 지름은 47.4㎝이다. 신라 동종의 일반형 양식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 아름다운 동종이다. 부분적인 손상이 있으나 전체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종의 정상에는 한 마리의 용으로 구성된 용뉴를 ‘∩’형으로 표현하여 종루에 단단히 걸 수 있는 고리로 만들었다. 그 옆에는 용통(甬筒)이 있으나 용신과 분리되었고 원통의 상부는 절단되었다. 이 용뉴는 높이 14㎝ 정도로 종의 크기에 비해 비교적 작은 편이다. 상대와 하대에는 장식 문양이 없어 약식으로 표현되는 시대적 경향을 보여준다. 
    상대 바로 아래 네 곳에 유곽이 배치되었다. 유곽대에는 반원 안에 비천상이 양각되었는데, 상원사 동종의 유곽대 문양과 유사하다. 역시 상원사 동종과 같은 모양의 유곽 안의 9개 유두는 연꽃 받침에서 돌출된 구형(球形)으로 표현되었다. 종의 몸통 양편에는 서로 대칭되는 2곳에 원형 당좌(撞座)를 표현하였는데, 중심의 연꽃무늬를 중심으로 당초무늬를 돌렸다. 이 당좌 위에는 1조의 융기선이 지나는데, 주조할 때의 흔적이다. 이 융기선 위쪽의 상대한 두 곳에 2구의 비천상이 조각되었다. 비천상 1구는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고 1구는 두 손을 합장한 모습으로 모두 무릎을 꿇고 있다. 
    운천동사지 출토 동종은 국내에 3점밖에 없는 신라 종으로서 양식적으로는 우리나라 특유의 용뉴와 용통이 있고 9개의 유두가 있는 4개의 유곽, 마주한 당좌와 비천의 배치, 몸체 중간부에서 배가 불렀다가 종의 아가리 부분에서 약간 좁아지는 전체 형태의 비례, 그리고 각부의 조각 수법 등 균형이 잡히고 안정감이 있는 조형을 보여준다. 9세기경 우수한 신라 범종의 하나로서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의 그때 그 시절을 이야기해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