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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스마트폰… 현실에선 헛헛하고 무기력 스마트폰 중독일까요?

2024-04-25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정책주간지 K-공감
틈만 나면 스마트폰… 현실에선 헛헛하고 무기력 스마트폰 중독일까요?
'신기율의 마음 상담소'


내담자 사연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하게 됩니다.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할 때도, 업무 시간에도, 집에서 쉬거나 밥을 먹을 때도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봐요. 뚜렷한 목적이 있거나 특별한 내용을 보는 것도 아닙니다. 누리소통망(SNS)에 접속해 1분짜리 쇼트폼(Short-form)을 아무 생각 없이 보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는 게 전부예요. 친구들을 만나도 서로 깊이 있게 대화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을 보는 게 더 편하고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몇 시간 동안 스마트폰에 집중하다가 현실로 돌아오면 헛헛한 마음이 들고 몸과 마음이 무기력해집니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제 자신에게 혐오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점점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 같고 조금 복잡하거나 어려운 내용의 글은 읽기가 싫어집니다. 예전에는 한 달에 한두 권 정도 독서하는 게 취미였는데 지금은 언제 책을 읽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아요. 혹시 제가 스마트폰에 중독된 걸까요?
(최지우·가명, 42세)
마음 상담소 답변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 중 23.6%, 대략 951만 명이 과의존위험군으로 분류됐고 이들 중 대다수가 중독증상을 보이는 고위험군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독됐을 때는 디지털치매라고 불리는 인지능력 저하나 대인관계 단절로 인한 사회적 고립에 빠질 수도 있어요. 우리가 쉽게 중독에 빠지는 이유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간단한 업무처리부터 송금이나 배달 같은 일상의 소소한 일들까지 모두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는 시대가 됐으니까요. 그렇게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어느새 중독이라는 어두운 길로 들어서게 되는 거죠.



 
습관과 중독은 다르다
    습관과 중독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이 둘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보상’입니다. 습관과 중독은 둘 다 우리에게 보상을 줍니다. 하지만 보상의 내용이 다릅니다. 습관의 보상은 안정감입니다. 우리는 불안할 때 습관적인 행동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낯선 곳에 잠시 머무르며 불안감을 느낄 때 아침마다 조깅하던 습관이 있는 사람은 평소처럼 아침 운동을 하면서 안정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조깅이 어색한 주위 환경에 익숙해지도록 돕는 적응 수단이 되는 것이지요.
    중독의 보상은 쾌감입니다.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실 때 그런 행동 자체가 우리에게 쾌락을 안겨주는 보상 행위가 돼 불안감이나 울적한 기분을 잠시나마 없애줍니다. 습관과 다른 점은 이렇게 쾌락을 안겨주는 행위를 하지 못하게 될 때 이전보다 더한 불안이나 우울감이 찾아오는 금단현상이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통제하면 통제할수록 더 강력한 욕구가 발동해 마음을 어지럽히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며 일과에 지장을 주기도 합니다. 중독은 뇌의 보상 회로를 변화시켜 의지로는 멈출 수 없는,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병들게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불러옵니다.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야
    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의 일부가 돼 스트레스 해소와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다면 습관을 넘어 중독의 단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지우 님의 경우 습관이 아닌 과의존 상태나 그것보다 심한 고위험 상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섭니다. 이런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쓰는 방법에는 인지행동치료(CBT)와 약물치료가 있습니다. 검사를 통해 지금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고 전문가와 함께 협력해 중독적 행동을 줄이려는 생각과 행동 패턴을 기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만약 사정이 여의찮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인지치료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습관이 될 때까지 반복해야 합니다. 자가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자기 생각과 행동을 기록하는 생활 일지를 쓰면서 생각과 행동에 대한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하는 것이 습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행동 수정이 어려울 때는 스마트폰을 잠시 격리할 수 있는 타이머가 달린 잠금장치를 활용해 사용 시간을 강제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일지를 쓰면서 가까운 친구나 가족,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갖도록 합니다. 대화할 때는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언쟁보다는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이 담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의지를 다잡을 수 있는 긍정적인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중독의 보상 회로를 대체할 만한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명상이나 요가 등의 정적인 운동이나 마라톤이나 등산처럼 활동적인 운동 중에서 자신의 성향에 맞는 것을 택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마음껏 집중할 수 있는 적당한 대상을 찾는 것이 필요 합니다. 이런 시도가 자연스러운 하루의 루틴이 될 때 중독증상은 점차 완화되고 치유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삶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됐습니다. 하지만 일상에서의 비중이 커진 만큼 그로 인한 폐해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사용 시간을 적절하게 조절하고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절제의 미덕과 지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우 님에게도 그런 지혜가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치료를 통해 앞으로는 스마트폰이 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 적이 아닌 나를 도와주는 친구로 거듭나기를 바랄게요.
최종솔루션
    “자가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자기 생각과 행동을 기록하는 생활 일지를 쓰면서 생각과 행동에 대한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하는 것이 습관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