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9세, 가명)는 요즘 코로나19가 더 원망스럽다. 거리두기 격상으로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전면 실시되면서 집에만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동호가 하루를 보내는 곳은 방 한 개가 전부인 작은 임대아파트. 선풍기 한 대로 불볕더위를 버텨야 한다. 동호에게 집은 탈출하고 싶은 찜질방이나 다름없다’ - 에너지빈곤층 세대 아동
에너지빈곤층은 1970년대에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지출하는 에너지 구매비용이 소득의 10%를 넘는 가구로 규정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주거취약계층과 에너지빈곤층은 이중 위협에 놓여 있다.
집에서 머무는 동안 에너지취약계층은 덥다고 에어컨을 마냥 틀었다가는 ‘요금폭탄’을 맞을까 걱정이 앞서 한 대뿐인 선풍기로만 버티며 무더위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가정이 많다. 실내장소 중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집으로 폭염으로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이 가장 위험한 장소가 될 상황에 처해 있다. 또한 어른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긴 아이들에게 집은 더 위험한 장소가 될 수 있다.
온열질환, 어른보다 아이에게 더 치명적인 여름
폭염은 단순히 덥고 지치는 날씨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폭염의 위험은 코로나19에 비해 결코 낮지 않다. 최근 가장 더웠던 해로 기억되는 2018년, 여름철 약 4개월 동안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4526명, 사망자는 48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실제 폭염 피해가 공식 통계보다 클 것으로 추정한다. 질병관리본부가 여름마다 가동하는 온열질환 감시체계에는 열사병·열탈진 등 더위가 직접적 원인이 되는 6개 질환만 폭염 피해로 집계된다.
이러한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동이다. 아이들은 기본적인 신진대사율이 높아 열이 많고 고온 환경에서 열 흡수율이 높은 데 반해 땀 생성 능력이 낮아 열 배출이 어렵기 때문에 어른보다 더위에 취약하다. 아이들은 온도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어른보다 낮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인한 질병의 88%는 5세 미만의 아이들에게 발생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2020 폭염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계층별 만 명 당 온열질환 발생률은 저소득층(의료급여 수급자) 13.8명, 고소득층(상위 5분위) 4.8명으로 나타나 계층 간 차이를 보였다. 대한전기협회(2020)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에너지 빈곤가정은 전국 127만 가구로 기후변화는 빈곤층 어린이에게 더욱 취약한 것을 알 수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이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으로 위협받고 있는 아이들의 일상을 지키고자 주거취약계층과 에너지빈곤층을 대상으로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도록 여름나기 용품과 냉방비를 지원하는 여름나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지역사회에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충북에서는 지역의 아이들이 혹서기를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개인, 기업, 단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여름나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으며 ㈜스템코는 다가오는 여름 선풍기에만 의존하는 충북지역 저소득가정에 냉방기기 구입비와 전기료 부담으로 냉방기기가 있어도 사용하지 못하는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냉방비를 지원했다. 또한 신협충북 두손모아봉사단은 임직원이 함께 미니 선풍기, 모기 퇴치제, 영양제 등 여름나기 용품으로 구성된 10만원 상당의 ‘여름나기키트’를 포좡하고 폭염을 앞두고 시급한 지원이 필요한 50가구에지원하였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1948년부터 아동 친화적으로 환경을 개선해나가는 등 아동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국내 아동 옹호 대표기관이다. 세계 11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국제아동기구 ‘어린이재단 연맹’(ChildFund Alliance) 회원단체로서 58개국 아동을 위해 지역개발사업, 교육사업, 구호사업 등도 함께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