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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혀 색깔이 왜 이래? 혀 건강 알아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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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혀는 흔히 건강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알려져 왔습니다.
병원에 가면 혀를 내밀어 보게 해서 검진을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혀는 우리 입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음식물 덩어리를 치아 사이에 넣어 씹을 수 있게 도와주며, 목뒤로 삼킬 수 있게 해주는 것도 혀의 역할입니다. 그뿐 아니라 혀는 말하는데도 매우 중요합니다. 혀가 조금 아프기만 해도 발음이 이상해지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또한 혀에는 미뢰가 있어 맛을 느끼게 해주고, 상한 음식은 뱉어 우리 몸을 보호해 주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런 중요한 혀의 특징과 혀를 통해 알 수 있는 질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혀의 특징
혀는 외설근과 내설근으로 이루어진 근육성 기관입니다. 신체에 있는 수많은 근육 중에 크기 대비 가장 강력하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근육 중 하나라, 힘이 셉니다. 혀의 위치가 잘못되어 있거나 혀를 내미는 등의 이상 습관이 있으면 혀로 인해 부정교합이나 치아 사이의 공간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혀는 둥글고 대칭적 형태를 가지며, 혈관이 풍부하기 때문에 건강한 혀는 일반적으로 연한 선홍색을 띠게 됩니다. 혀의 아랫부분은 매끈한 점막인데 반해, 윗부분은 오톨도톨한 돌기(papillae)로 덮여 있고, 이 돌기들이 온도와 촉감을 감지하는 기능을 합니다. 맛을 느끼는 미뢰도 이 돌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혀의 위에 하얗게 끼어있는 백태는 돌기 중 사상유두의 표면이 각화된 것으로, 음식을 먹을 때 혀가 긁히는 것을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혀에 백태가 심한 경우
어느 정도의 백태가 있는 것은 정상이지만, 구강위생이 좋지 않고 혀를 닦지 않아 백태에 음식물 찌꺼기 등이 붙어 막까지 형성하게 되면 입 냄새 등을 여러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입안이 마르면서 양치질을 해도 계속 혀에 백태가 낀다면 구강 건조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물을 자주 마시고 침 분비를 촉진시키는 껌을 씹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증상이 심하다면 침 분비를 촉진하는 약물 사용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구강 칸디다증이 있어도 백태가 잘 생기는데요. 구강 칸디다증은 진균류인 칸디다가 구강 점막에 증식하는 질환을 말합니다. 칸디다는 곰팡이의 일종으로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유아, 만성질환자에게 잘 생깁니다. 구강 칸디다증으로 인한 백태는 혀뿐만 아니라 구강점막 전반에 확대될 수 있는데 이때 통증이나 발적이 생길 수 있고 백태 아래 점막이 짓무를 수도 있어서 조기에 치료가 필요합니다. 칸디다증은 항진균제 사용과 구강위생 개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합니다.
혀가 흑갈색인 경우
혀가 흑갈색을 띤다면 설모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설모증은 혀 점막의 돌기가 털처럼 길어지는 것으로 보통 1mm인 돌기가 최대 1.5cm까지 길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이 과정에서 혀의 색 또한 검게 변하는데 이 때문에 흑모설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설모증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입니다. 니코틴-타르가 구강에 붙으면 혀 점막에 분포하는 설유두가 변형돼 세포 감각에 변화가 생깁니다. 이때 변형된 세포에 음식물과 타르가 엉키고 쌓여 돌기가 자라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설모증입니다.





혀가 심하게 빨간 경우
혀에 덮인 백태가 벗겨지고, 혀가 빨갛게 보이며 표면이 반들반들해졌다면, 설유두가 위축 소실된 ‘위축성 설염’이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축성 설염에 걸리면 미각 능력이 떨어지고, 혀가 매우 예민해지기 때문에 음식이 닿기만 해도 작열감을 호소하며, 따가운 통증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위축성 설염은 대부분 신체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나타나고, 구강 위생 상태가 불량하거나 구강 내 감염으로 혀에 염증이 퍼졌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위축성 설염을 치료하려면 염증을 조절하는 약물치료와 함께 구강위생을 개선해야 합니다. 알레르기나 순환계통의 이상, 비타민 부족 등의 경우에도 혀가 빨갛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혀가 노랗고 두꺼운 경우
혀가 만성적으로 노란빛을 띤다면, 당뇨병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당뇨병은 전신에 영향을 주는 질환입니다. 혈당이 높으면 모든 체액에서 당분이 상승하는데, 침도 마찬가지라서 구강 내에 염증이 더 잘 생깁니다. 혀가 평소보다 두꺼워졌다면 대사 능력이 떨어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몸이 피곤하거나 체내 대사 기능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손발이 붓고, 혀 역시도 붓습니다. 혀의 크기가 커진 만큼 혀에 치아 자국이 남는 치흔이 잘 나타나는데, 치흔이 있다면 순환기나 신장, 간장 등 기능에 이상이 있는지 검사를 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외에도 혀가 자주 헐고, 한 번 생긴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다면 설암 등을 의심해 볼 수 있고, 색이 보라색 빛을 보이면 청색증 등 심장이나 순환기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듯 세 치밖에 안 되는 혀이지만 혀는 우리 건강 상태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랍비가 제자에게 시장에서 제일 비싸고 맛있는 것과 제일 싸고 맛없는 것을 사 오라 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제자는 모두 ‘혀 요리’를 사 왔다고 하는데요. 제자는 “혀는 사용하기에 따라 가장 귀한 것이 될 수도, 가장 천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합니다.
지금 당신의 혀는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나요? 우리의 혀를 귀하게 대하고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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