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동남아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 속이 메스껍고 피로감이 너무 심해졌어요. 감기 기운도 있어 치료를 받았는데 증상이 호전되지 않네요.”
29세 민철 씨는 휴가 때부터 시작된 극심한 피로감과 위장 관련 증상을 호소하며 내원했고 피검사를 실시한 결과 A형간염을 진단받았다.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다양한 감염병이 우려되는 시기다. 이 중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치료 적기를 놓치기 쉬운 A형간염에 주의해야 한다. A형간염은 해산물 등을 통해 전염될 수 있는 질병이다. 치료 적기를 놓쳐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A형간염은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B·C형간염과 달리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함으로써 전염되는 질병이다. 이 때문에 위생관리가 철저하지 않은 국가를 여행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라 면역력이 약한 20~30대에서 발병률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A형간염 바이러스는 감염되고 3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피로감이나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발열, 우측 상복부의 통증 등이 A형간염의 일차적인 증상이다. 이후 일주일 이내 황달 징후가 나타나는데 콜라색의 소변이나 탈색된 대변을 보는 등의 증상과 전신에 걸친 가려움이 나타난다. 황달은 2주 정도 지속된다. 다만 A형간염에 걸린 소아에게서는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일차적 증상이 나타난 일주일 이내 황달이 보이는 특징적인 임상 양상으로 A형간염을 의심해 간염 항체검사를 통해 확진하는 경우가 많다. 소아와 달리 성인은 급성간염으로 발전하거나 심하면 한 달 이상의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는 만큼 적절히 치료받아야 한다. 특히 고령이거나 B·C형간염 보균자일 때는 간염증상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안타깝게도 A형간염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요법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다행히 A형간염에는 백신이라는 확실한 예방 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두 번의 접종으로 장기적인 면역력을 획득할 수 있다. A형간염 백신의 경우 40세 미만은 항체검사 없이 바로 접종이 가능하고 40세 이상은 항체검사 후 항체가 없는 경우에만 접종이 권장된다. A형간염은 조금만 신경 쓰면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므로 여름철 아래와 같은 주의사항을 지키면 건강한 휴가철을 보낼 수 있다.
첫째, 외출 후에는 비누로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자주 손 씻기를 실천하자.
둘째, A형간염 바이러스는 85℃에서 1분만 가열해도 사라지므로 음식은 충분한 온도에서 조리한 후 섭취한다.
셋째, 칼이나 도마 등 조리기구는 자주 소독해 청결하게 사용한다.
넷째, 여행할 때 깨끗한 물을 마시도록 노력한다.
EDITOR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