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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한 자연 발효의 결정체 김치

202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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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한 자연 발효의 결정체 김치
'세계가 인정한 김치 그리고 지역별 김치의 특징'

    김치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유별나다. 음식평론가 메이 친은 미국의 요리전문지 『사브어(Saveur)』에서 "도대체 어느 나라의 어떤 음식이 김치가 한국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절반이라도 미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쓴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2008년 최초로 한국인을 우주정거장에 파견하면서 특수하게 발효시킨 김치도 함께 보냈다. 몇 년에 걸쳐 수백만 달러를 들여 우주로 보낼 김치를 준비한 것이다. 우주에 가더라도 꼭 챙겨가야할 음식, 그만큼 한국인에게 김치란 떼려야 뗄수없는 음식이다.
    김치는 일반적인 채소 발효와는 조금 다른 특징을 가진다. 보통의 채소 발효는 소금물에 절이는 방법을 택하거나 고농도 소금에 오래 절이는 단순한 방법을 쓰지만, 김치는 배추를 6~9시간가량 소금에 절여 유해 미생문을 제거한 뒤 소금기를 빼고 그 다음 젓갈과 각종 채소를 버무린 김치 전용 양념을 배추잎 사이에 넣어 발효를 유도하는 복합 발효 방식을 취한다. 이렇게 절여서 발효시킨 김치는 유해 미생물의 초기 생존을 막아 유산균의 활동을 도울 수 있고, 삼투압에 의해 김치 양념이 절인 배추에 침투해 맛 성분과 물질 교환이 이루어지면서 발효가 효과적으로 진행된다. 이 같은 발효법은 오랜 저장 기간에도 채소의 아삭한 질감을 유지시키고 발효의 효율성도 높인다.



    때문에 김치는 다른 발효식품과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과 종류의 유산균을 보유한다. 김치에 있는 것으로 밝혀진 유산균의 종류만 34종이 넘고, 숙성된 김치 국물 1g에는 약1억 마리의 유산균이 존재한다고 하니 이쯤 되면 유산균의 보고라고 할만하다. 김치 유산균을 향균 작용, 돌연변이 억제, 항암 작용 외에도 비타민 B군과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를 생합성하는 기능이 있다. 특히 유산균이 만든 박테리오신은 변비나 설사, 암, 고혈압 등의 원인이 되는 부패균, 위염과 위암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생육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김치의 특징은 동물성 발효식품과 식물성 발효식품의 조화로 맛과 영양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식물성 절임채소에 동물성 발효식품인 젓갈을 넣어 맛과 영양 모두를 잡는 것은 김치만의 고유한 창의성이라 할 수 있다. 생채소를 버무린 김치에 동물성 발효식품인 젓갈을 넣는 것은 초기 발효를 도울 뿐 아니라 영양적 균형을 맞추고 특유의 감칠맛까지 더하여 김치만의 특성을 가지게 한다. 한식은 보통 소금보다 간장, 된장, 젓갈 등의 발효식품으로 음식에 간을 하지만, 김치처럼 젓갈로 절임채소의 간을 하는 제조방식은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고유한 특질을 가진다.
    무엇보다 김치는 수백 가지의 다양성을 갖고 있다. 지역마다 특성이 다를뿐만 아니라, 집집마다 고유의 레시피가 있다. 획일화된 맛과 규격화된 형태의 음식을 추구하던 산업화의 시대를 지나 각각의 개성을 존중하고 다양성을 즐기는 요즘, 수백 종류의 김치의 개성은 다른 나라의 어떤 발효식품과도 차별화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전통 발효식품은 오천 년을 이어온 우리 발효문화의 꽃이다. 먹을 것이 많지 않았던 과거에는 김장하는 날, 장 담그는 날, 메주 쑤는 날은 잔칫날이고, 특별한 행사였다. 온 집안에 젓갈 끓이는 냄새가 가즉해지면 마음까지 풍성해지던 시절이 있었다. 섞이고, 익고, 삭으며 기다림으로 빚은 이 놀라운 맛에는 우리 조상의 지혜와 슬기가 담겨있따. 지금 젊은 세대가 열광하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의 발효식품은 오랜 세월 쌓아올린 우리 문화의 저력과 무한한 생명력에 다름 아니다.


지역별 다양한 김치의 모습
    우리는 전통식품을 새로운 시대에 더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여 식탁에 건강한 발효를 꽃피우길 바란다. 아울러 365일 식탁에 오르는 일상의 식품을 넘어 우리 고유의 개성과 문화를 발현하는 매개로 이어지길 소망한다. 
    우리나라는 지형과 기후의 영향으로 지역마다 특색있는 음식문화를 가지게 되었다. 남한이 속한 중부와 남부 지역의 김치문화를 크게 4개로 구분해보면 다음과 같다.
   
    서울을 포함한 경기, 호서, 영서 지역을 아우른다. 남해안, 서해안에서 잡은 해산물과 호서의 평야에서 생산한 곡물을 활용한 김치가 다양하다. 서울을 포함한 경기 지역은 왕실과 반가 음식문화의 영향을 받아 정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김치가 발달했다. 호서 내륙 지역 김치는 젓갈보다 소금을 더 많이 사용하고, 양념을 만힝 넣지 않아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 주요김치-보쌈김치, 비늘김치, 순무김치, 호박김치, 게국지, 가지김치, 더덕김치, 옷수수백김치
     
    동해는 사계절에 걸쳐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여 어종이 풍부해 명태, 청어, 대구, 오징어 등 해산물을 이용한 김치가 발달하였고, 생선 아가미와 내장등을 활용하여 별미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주요김치- 서거리지, 오징어김치, 가마미김치, 청란젓지 등
   
    논과 밭농사가 발달하여 쌀을 비롯해 무·배추·양파·호박 같은 농산물이 풍부해 김치의 주재료로 사용하여, 채소의 잎, 줄기 등을 이용해 별미 김치를 담근다. 서해와 남해가 인접해 있어 조기젓, 황석어젓, 멸치젓, 새우젓 등 다양한 젓갈도 김치에 사용되었다. 해안가와 섬에서는 신선한 해산물을 통으로 사용하는 특징이 있어, 감태나 파래 등과 같은 해조류로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날씨가 따뜻하여 김치를 오래 두고 먹기 위해 젓갈과 고춧가루등의 양념을 많이 사용하여 맵고 짠 것이 특징이다. 주요김치-반지, 고들빼기김치, 갓김치, 양파김치, 대파김치, 감태김치 등
   
    기후가 따뜻해 김치를 담글 때 마늘과 고춧가루, 젓갈을 많이 넣어 맵고 짠맛이 특징이다. 밀가루풀이나 국수 삶은 물, 보리밥을 찹쌀풀 대신 사용하기도 하며, 젓갈은 멸치젓이나 갈치속젓을 주로 사용한다. 김치의 발효를 늦추기 위해 국물을 적게 만들고 한꺼번에 많은 양의 김장을 하지만 두 번에 나누어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주요김치- 부추김치, 콩잎김치, 비지미김치, 굴젓김치, 미나리김치 등 (출처. 『HELLO KIMCHI』 세계김치 연구소, 농림축산식품부,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