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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vs 자연치아 (feat.있을 때 잘해)

2022-11-17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임플란트 vs 자연치아 (feat.있을 때 잘해)
'임플란트와 자연치아의 차이점과 자연치아의 가치'

 
    “있을 때 잘해.”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문구입니다. ‘있을 때 잘해’가 절묘하게 맞는 것이 바로 치아입니다. 치아는 사실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는 파트다 보니 건강할 때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죠.
    치아관리를 위한 양치질은 생활 깊숙하게 들어와 있으므로 우리와 가깝지만, 더 소홀하기 마련입니다. 
건강한 치아의 경제적 가치는?
    건강한 자연치아 한 개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쯤 할까요? 미국의 한 전문 연구기관은 3만 불 정도라고 말합니다. 이는 고가의 명품가방보다 비쌉니다. 명품가방을 흙바닥에 아무렇게나 놓고, 취급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비싼 소중한 치아를 우리는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요? 4천만 원짜리 치아로 맥주 뚜껑 따는 사람을 보면서 든 생각입니다. 건강한 치아 28개를 보존하고 있는 사람은 10억 원 이상 정도를 가지고 있는 셈이죠. 현재 여러분은 건강한 치아 몇 개를 갖고 계신가요? 



 
나이 들면 임플란트 하면 된다?
    ‘2080’이란 치약이 있습니다. 사실 ‘2080’은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내세운 슬로건 중 하나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20개의 치아로 80세까지 건강하게 유지하는 삶’을 만들자는 캠페인입니다. 성인의 치아는 사랑니를 제외하고는 28개가 있습니다. 사랑니를 포함하면 32개이고요. 32개 중 20개 유지는 얼핏 보면 쉬워 보이죠.
    통계자료를 한 번 볼까요? 보건복지부의 2020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개 이상 자연치아 보유율은 20대까지는 100%입니다. 그런데 30대 99.7%, 40대 98.1%, 50대 87.9%로 줄어들다 60대가 되면 67.4%, 70대 이상은 39.4%밖에 되지 않습니다. 20개 이상 치아를 가진 사람이 10명 중 4명도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50대에서 60대로 넘어가면서 감소폭이 20%가 넘어가게 됩니다.
    보다 구체적인 치아 개수로 말씀드리겠습니다. 32개의 치아를 기준으로 했을 때 현존 잔존 치아의 수는 20대 28.8개, 30대 28.6개, 40대 27.6개로 잘 유지되고 있다가 50대에 이르면 25.1개로 감소하고 60대가 되면 20.9개, 70대 이상은 14.2개로 급격히 줄어듭니다.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는 50~60대에 여러 개의 치아가 한꺼번에 빠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80세까지 20개의 치아를 유지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치아는 명품가방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소중합니다. 임플란트를 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연 그럴까요?
    임플란트의 사용은 분명 현대 치의학의 발전에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전에는 자연 치아가 상실되면 그 치아를 해 넣기 위해 양쪽의 멀쩡한 치아를 갈아서 브리지(bridge) 형태로 만들거나, 꼈다 뺐다 해야 하는 불편한 틀니를 제작해야 했습니다.
    임플란트는 상실된 몸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수술을 통해 체내에 끼워 넣는 도구와 재료를 통틀어 일컫는 말로, 치과계에서 주로 사용하다 보니 치과 용어로 특정화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치과에서 말하는 임플란트는 치아가 빠진 턱뼈에 나사를 심어 그 위에 인공치아를 고정하는 치료법입니다. 초기에는 산호나 사파이어 같은 보석류도 사용했는데 임플란트의 아버지 스웨덴의 브레네막 박사가 특수 처리를 한 티타늄으로 만들면, 턱뼈에 심긴 나사가 뼈조직과 결합을 이루는 골융합(osteo-integration)을 이룬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급속도로 확산되었습니다. 뼈 안에 심는 치아만으로도 좋은데, 그 심는 재료가 뼈와 한 몸이 되어가다니, 정말 좋은 치료법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과연 임플란트 치료가 자연치아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이상적인 치료법일까요?
    2000년대는 가히 임플란트 전성시대였습니다. 치과의사는 너도나도 임플란트를 배웠고, 임플란트 회사는 고속성장을 거듭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많은 치과의사들이 이전보다 임플란트를 조심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임플란트의 재료는 더 다양해지고 기술은 더 정교해졌는데 말입니다.





    임플란트와 자연치아의 차이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치주인대(periodontal ligament)의 존재 여부입니다.
    자연치아는 치아를 지지하는 뼈와 바로 붙어 있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는 인대 조직이 있어 충격을 흡수하고 교합을 조정하며 일종의 스프링 기능을 해주지만, 임플란트는 이 기능이 없습니다. 너무 딱딱한 음식을 먹거나 이를 꽉 깨무는 습관 때문에 임플란트에 과도한 힘이 가해지게 되면 뼈와 임플란트 사이의 결합이 깨집니다. 스프링이 없는데 계속 힘을 가하면 부러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임플란트는 자연치아보다 훨씬 조심해서 살살 사용해야 합니다.
    둘째, 임플란트에는 치주낭(peridontal pocket)이 없습니다.
    치주낭이란 치아와 잇몸 사이의 작은 골짜기로 일종의 하수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수구가 꽉 차면 막히고 물이 역류해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치주낭에 음식물이 많이 끼면 잇몸이 붓고 피가 납니다. 그래서 치주낭에 치태가 끼지 않도록 스케일링도 받고 칫솔질도 열심히 하면서 치아건강을 유지하는 겁니다. 임플란트는 치주낭이 없으니 겉으로 티가 안 나고 조치도 취할 수 없으니 결국 탈이 났을 때는 문제가 심각해진 경우가 많습니다. 임플란트가 빠지고 난 이후에는 결국 틀니밖에 답이 없다는 겁니다. 
치아건강 관리의 핵심
    치아는 작지만 정교합니다. 이유 없이 생긴 건 없으며 각자 역할을 하면 조화롭게 작동을 합니다. 자연치아를 유지하는 일이 바로 그렇습니다. 평생 3만 개의 치아가 새로 생긴다는 상어와는 달리 인간은 초등학교 때 유치(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간니)가 나온 뒤로 새로운 치아가 생길 기회가 없습니다. 영구치가 빠지면 그게 끝입니다. 임플란트가 현재 나온 시술 중 빠진 치아를 대체하는데 효과적인 시술이기는 하지만 100세 시대를 앞두고 있는 인간이 50세에 내 치아를 잃고 임플란트를 했을 때, 50년을 유지할 수 있는 임플란트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임플란트 이후에는 결국 틀니밖에 답이 없으니 삶의 질이 떨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있을 때 잘해.” 
    지금 내 입안의 소중한 치아가 나에게 소리치고 있습니다. 수천만 원의 가치보다 소중한 나의 치아를 보다 귀하게 다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