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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에서 만나는 청년의 기호들, 성장은 계속된다

2022-09-21

문화 문화놀이터


문화예술 소통과 공감의 통로 [ㅊ·ㅂ]
문화재단에서 만나는 청년의 기호들, 성장은 계속된다
'충북문화재단 배은비'

    문화예술현장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 배은비 님은 올해로 입사 3년 차이다. 현재 충북문화재단 기획전략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 빛나는 청년은 만 19세와 39세 안에만 있지 않다. 가장 가까이에서 문화예술을 만나는 충북문화재단 직원 배은비 님을 통해 청년으로서의 그녀의 이야기와 문화행정가로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충북문화재단에서 신입의 축에 끼는 그녀는 다양한 삶에 대한 열망을 지니고 있다. 그녀가 포기하고 그러나 다시 성장하고, 예술가와 지역민들을 만나며 꾸준히 넓혀간 생각의 폭은 청년 안에서 갇혀있던 우리를 모두가 함께하는 사회로 끄집어내었다.  

 

충북문화재단 기획전략팀 배은비


어렸을 적 본인은 어떤 청년의 모습이 되어있기를 바랐나요?
    피아노를 전공해서 연주자가 되어있으리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대학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니 제가 직접 연주를 하는 것보다는 연주자가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서포트 하는 일이 더 적성에 맞더라고요. 그래서 문화 행정 쪽으로 진로를 변경했죠. 피아노와는 안 어울릴 것 같은 광고도 복수 전공을 하고 문화예술교육사 자격증도 취득해서 문화예술 단체에 취업했어요. 
예술가에서 행정가로의 변화, 미련이 남지는 않던가요?
    재단에서 일하면서 한번 문화예술팀을 따라 현장 모니터링을 나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무대에서 연주하는 분들을 봤는데, ‘내가 너무 섣불리 그만두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연주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거든요. 대학에서 진로에 대해 고민할 당시 연주자로서 성공하는 길이 너무 좁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실제 졸업 후에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는 선배들을 많이 보기도 했고요. 그래서 어쩌면 지레 겁을 먹었던 것은 아니었을지. 저 역시도 청년으로서 당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컸을 때였으니까요. 그래서 연주자로 사는 삶은 미뤄두고서라도 문화예술 쪽에는 한 다리를 걸쳐 있고 싶은 마음이 이쪽으로 저를 끌고 오지 않았나 생각해요. 지금 남는 미련의 정체는 아마도 연주자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만족할 만큼 다 경험하지 못했다는 것이 제일 크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지금도 마음속으로는 8:2 정도로 연주자로서의 꿈을 완전히 놓지 않고는 있어요. 물론 재단에서 하는 일도 그 나름으로 매력이 있기는 하지만 요즘에는 N개의 캐릭터를 가지고 살 수 있는 삶이잖아요. 부캐로서의 연주자도 언젠가를 기약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충북문화재단 '상상의 터'에서 진행된 인터뷰 현장
 
또 다른 매력의 문화행정가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충북문화재단에는 어떻게 입사하게 되셨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에는 서울에 있는 (사)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에서 일을 했어요. 장애와 문화 다양성에 관심이 있어서인지 일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러다가 분야를 좀 더 넓혀야겠다는 생각으로 청주로 내려오게 되었는데 처음부터 문화재단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어요. 약간은 경직되고 뭔가 공무원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예술단체들을 알아보다가 시기가 맞지 않아 충북문화재단에서 계약직으로 먼저 근무를 시작했는데 다른 방면에서 일할 맛이 나더라고요. 저는 일하면서 ‘반응’을 중요시하는 편인데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반응이 없으면 일하는 재미와 보람이 반감되는 것 같아요. 사실 충북에 정말 많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데 자주 참여하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 고정되어 있어요. 아는 분들만 찾아오시는 이슈는 운영자들이라면 대부분 가지고 계실 거예요. 그래서 더 많은 지역민에게 충북의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충북문화예술교육 축제 ‘다[多]가치 클라쓰’를 기획했어요. 그때 참여자분들이 ‘충북문화재단이 있는 줄 몰랐어요’, ‘충북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했어요?’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저희가 원한 피드백이었고, 일하는 재미도 많이 느꼈던 에피소드였어요. 

 
충북문화재단의 외관. 다양한 색이 어우러진 로고는 자연, 사람, 문화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청풍명월의 문화를 꽃피우는 충북문화재단을 표현한다.


일할 맛 나는 문화행정가로서, 어려운 부분들은 없었나요?
    지금은 정규직이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에는 계약직으로 들어왔어요. 문화재단에서 인력을 보충하는 경우를 보면 단위별 사업에 인건비가 편성되었을 때 계약직으로 뽑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요. 그래서 많은 청년이 이러한 경로로 진입을 하지만 10개월 정도 근무를 하고 보통은 계약 만료로 그만두게 되죠. 보통 저희가 맡는 업무가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예술인과 단체들을 지원하는 일인데, 이처럼 계약 만료가 되면 사업의 담당자도 자연스럽게 바뀌게 되는 거예요. 이 때문에 예술가분들도 또 다른 담당자와 새로 관계를 맺고 다시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피로도가 쌓이죠. 서로 불만이 쌓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 안타까운 지점이에요. 이러한 이유 말고도 순환보직 때문에 담당자가 바뀌는 이슈도 자주 있는 일이라서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행정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제가 2년 연속 같은 사업을 담당하던 때가 있었는데 전년도에 부족했던 부분을 다음 연도에 보완하고 발전시킬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높았거든요. 
예술인과 단체들을 많이 만나면서 그분들이 청년이자, 
문화재단 직원인 선생님에게 기대하는 페르소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현장의 문화예술인분들은 ‘자율성’을 가장 기대하시는 것 같아요. 한마디로 틀에 박히지 않은 업무형식을 요구하시는 거겠죠. 아무래도 ‘문화’, ‘예술’이라는 분야가 정형화된 느낌보다는 자유로움을 추구하기 때문에 문화재단 역시 자유로울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거죠. 저 역시도 현장의 다양한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율성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저희가 바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은 많이 없어요. 현장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담당자와 문화예술인에게 직접적인 결정권이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아요. 

 
문화행정가로서 배은비 님이 문화예술교육 현장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문화예술계의 중심에 있는 사람으로서 충북의 문화예술의 흐름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요즘 청년의 지역 이탈에 관련된 이슈가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우리 지역은 상대적으로 고령 인구의 비율이 굉장히 높아요. 하지만 그에 비해 고령층을 위한 문화예술 지원 사업은 부족해요. 특히 문화예술 관련 교육 사업은 ‘지역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업’을 제외하면 전무하거든요. 이 지점을 문화예술교육 축제를 진행하면서 많이 느꼈어요. 축제에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체험 부스를 준비했는데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 한 분만 신청하여 폐지가 되었었어요. 반면에 유아,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은 인원이 너무 많아서 선착순으로 받았어요. 비교적 유아, 청소년을 위한 지원 사업이 많기도 하고 지원이 많은 만큼 그들이 문화예술교육을 접할 기회도 많은 거죠. 하지만 고령층은 그렇지 못해요. 이런 부분에서 오는 진입 장벽의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고령층을 위한 지원 사업이 확대되고 홍보가 잘 이루어져서 어르신들이 문화예술교육을 더 많이 경험하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역의 극심한 노령화와 청년의 지역 이탈은 동시에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어찌 보면 국가는 청년의 문제에 
더욱 이슈 몰이를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맥락에서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청년의 정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청년이라고 하면 법적으로 만 19세부터 39세라고 정의하고 있잖아요. 하지만 나이 제한은 국가에서 그들에게 혜택과 지원을 주기 위해서 정해 놓은 것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단순히 제도적인 편의성을 위해서죠. 실제로 사회가 원하는 청년의 정의는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 보면 열정을 기반으로 열심히 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거든요. 그렇지만 요즘은 6, 70대분들도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을 가지고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저는 그분들도 결국 청년이시지 않을까 싶어요. 나이에 관계없이 자신의 꿈이나 목표를 향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청년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로 청년 지원 정책도 물론 필요한 부분이지만 모든 연령층이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는 방향으로 간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