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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한 향이 느껴지는 우아한 차 한 잔

2017-06-27

맛집 흥덕구


고고한 향이 느껴지는 우아한 차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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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차는 영국인들에게 특별한 존재였다. 차 한 잔이 두통이나 무릎의 통증을 완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까지도 치료해준다고 믿었다. 홍차는 빅토리아 시대의 산업화 과정 속에서 육체와 정신이 고단했던 도시 노동자의 위안제였으며 중국과 아편전쟁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된 비극의 주범이기도 했다. 또한 미각을 일깨워주는 효능이 있어 21세기로 접어든 영국의 식탁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기도 했다.
    가경동 터미널 근처에 위치한 씨스네 티룸은 홍차 전문 카페이다. 이제는 일상생활의 커피 한 잔이 익숙해 진 우리에게는 홍차는 아직 낯선 문화이다. 씨스네 티룸은 홍차의 고고한 향과 차의 맛에 반한 남자 사장님이 운영하는 곳이다. 한국 차 문화협회 충북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차를 즐기게 된 사장님에게 홍차의 맛은 혁신적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차 공부를 제대로 하고 전국의 홍차 티룸을 둘러본 후 가경동의 씨스네 티룸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한다.



    씨스네(cisne)는 스페인어로 백조라는 뜻이다. 고고하고 우아한 백조의 이미지와 홍차의 이미지를 떠올려 만든 이름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홍차라고 해 봤자 일반 커피숍에서 구색 맞추기 식으로 메뉴판에 써 놓은 ‘얼그레이 홍차’ 정도가 일반인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그러나 이곳은 홍차 전문 티룸인만큼 이전에는 듣도 보도 못하던 수많은 종류의 홍차메뉴가 있다. 이름만 보아서는 홍차를 선택하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인지 홍차를 모르는 사람들도 잘 고를 수 있도록 종류별로 미리 시향 할 수 있는 샘플을 가져다주신다. 각각의 향을 맡아 본 후 마음에 드는 홍차를 주문하면 된다. 홍차를 고르면 그 홍차를 담아 먹을 수 있는 티팟(tea pot)을 직접 골라야 한다. 내부 벽면에 장식되어 있는 여러 종류의 예쁜 티팟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면 주문한 홍차가 내가 고른 티팟에 담겨 나온다.
    홍차와 함께 기본으로 제공되는 티푸드는 마들렌이다. 겉은 바삭바삭 속은 부드럽게 잘 구워진 마들렌은 홍차의 맛을 더욱 빛내주는 훌륭한 티푸드였다. 홍차의 맛에 대한 정성은 말할 필요도 없이 훌륭한 맛이었고 테이블마다 장식되어 있는 예쁜 꽃들과 나비모양으로 접어서 제공되는 냅킨까지도 아름다운 티타임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보였다. 티푸드로는 플레인 스콘, 얼그레이 스콘, 브라우니, 레몬타르트, 마카롱, 마들렌 등이 있다. 스콘은 주문과 동시에 오븐에서 굽기 때문에 약 18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영국은 ‘홍차의 나라’라는 명성에 걸맞게 하루에도 몇 번씩 홍차 티타임이 있다. 직장에 출근해서도 별도로 홍차를 마시는 시간인 tea break가 있다. tea break는 직장인의 휴식과 건강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장에서 이를 지키고 있다. 우리도 영국의 홍차문화처럼 차 한 잔으로 휴식과 정신건강까지 느낄 수 있는 티타임과 그를 즐길 수 있는 티룸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씨스네 티룸은 그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청주의 숨은 보석 같은 공간인 티룸인 것이다.